글쓴이:이기와님 | 날짜:2005-01-23
시를 쓰는 이기와라고 합니다
그 섬에 선생님이 계시는군요.
만나 볼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응시하는 하늘과 오름과 들을 볼 수 있을까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대화를 나 둘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오래 마주하려면 침묵이 좋겠지요
말의 모서리가 닳고 닳아
빨리 전달되지 않고 느리게,
느리게 오다가도 그만 미끄러져 버리는
선생님의 침묵의 말을 듣고 싶습니다.
온 몸의 문을 열고 듣고 싶습니다.
내일 딸아이와 제주도로 출발합니다.
연합뉴스 자매지 <르페르> 연재, 사진 촬영차 갑니다.
사진 찍다가, 밥 먹다가, 잠 다가가, 낚시 하다가
문득 비가 오듯 그리움이 올 때
선생님의 침묵을 찍으러 가겠습니다
선생님의 침묵이 요즘도 건강하신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