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모악
김영갑 갤러리
이진우
2015-09-02

김영갑 갤러리


당신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겨울바람이 분다.

억새와 바람과 푸르름을 안고
눈부신 구름 한 송이
들꽃 한 무리를 무심히 지나
부드런 여인의 허리를 닮은
오름을 오르던 당신은

결국,
내려와 걷다가
앉지도 못해 눕혀지는
내림으로 향했다.

공허한 눈동자 속에도
시퍼런 겨울바다가 넘실대던
찰라의 순간,
영원으로 머물던 당신의 영혼들
오늘도 하나, 둘 불을 밝힌다.

벽에 걸려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철저하게 버려진 외로움에도
하나, 둘
당신의 온기가 불을 놓는다.

당신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겨울바람이 부는데
당신이 머무는 공간은
언제나 당신의 온기로 가득하다.

푸르름이 일렁대는
시린 하늘가에 옷깃을 여미는
겨울냄새 드리우는 계절이면
그 쓸쓸하면서도 눈물겨운 풍경들에
목구멍 가득 치미는 뜨거운 슬픔 속에
잠시... 머물고 싶다

당신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겨울바람이 분다.

 

 

김영갑 갤러리를 좋아하는, 여러 번 방문했던 무명시인입니다.

겨울냄새 물씬 나는 김영갑 갤러리에 대한 헌정시를 써두었는데

알고보니 저 말고도 여러 분들께서 헌정시를 써두셨네요..ㅎㅎ

 

아침 저녁 소슬바람 불어오니 두모악 한 켠에 쓸쓸한 풍경으로

남은 오름 사진이 무척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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