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애니님 | 날짜:2004-04-23
갤러리에 다녀왔습니다.
15년만에 다시 찾은 제주도는 너무도 변한 제 모습도 포근히 반겨주었습니다.
식구들을 데리고 헤메고 돌아다닌 끝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오래전에 제가 카메라 둘러메고 까불던 시절.
제주도의 바람은 보리밭에서 제 영혼과 만났습니다.
그날의 감동은 아주 특별한 것이어서 오랫동안 홀로 간직하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김영갑 선생님의 책을 통해 다시 제주도를 만났습니다.
제 가슴 깊은 곳에 숨겨 있던 열정과 함께...
남편을 졸라 다시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9살, 2살의 어린 딸들을 데리고.....
남편은 아이들을 마당에서 데리고 놀겠다며 저를 혼자 갤러리에 들여보냈습니다.
제가 이 곳 때문에 제주에 오려고 했다는 것을 알기에...
실로 오랫만에 자신과 만나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갤러리의 모든 것이 제가 느끼고 가지고 있던 제주의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생활에 휘둘리면서 잊어버린 것들...
15년전, 그 감동을 계속 키우면서 성장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김영갑 선생님의 그 열정...너무도 존경합니다.
사무실에 앉아계시는 실루엣을 보았지만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조용히 나왔습니다.
마음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싶었지만.....
부디 건강 되찾으셔서 새로운 사진으로 만나뵙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