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하순희
서귀포 바다같이 풋풋한 스물 다섯
유채꽃 바람결에 한 생애 물이 들어
눈물 뼈, 돌팎에 남은
영혼의 천연 소금
돌담장같은 그리움 한우물 다 길어올려
동백꽃처럼 뜨겁고 선혈처럼 붉은 열정
원없이 남김이 없이
치열하게 소진시켜
노래하는 산하에 접신된 필름마다
바라보다 흐르다 꿈꾸던 감나무 아래
또 다른 사랑으로 와
수선화를 피운다
*김영갑(1957~2005)-충남 부여출생, 스물 다섯 살에 제주에 반해 물질을 떠난 궁핍 속에 23여 년 오로지 제주사진을 찍다 초등학교 폐교를 개조한 서귀포시 두모악 갤러리의 감나무 아래 모든 혼을 두고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