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김미현님 | 날짜:2007-06-02

답답한 마음으로.....

비 내리는 날 간만에 시간 되어 마실 왔는데

바로 아랫글을 읽고 답답한 마음으로 한 자 담습니다.

두모악에 가셨다면 거기에 관계자들 있었을터인데

쓴 커피라도 한 잔 들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지 그랬는지..... .

저도 제주에 삽니다만,

하는 일이 일인지라 늘 뭍에 손들과 갤러리를 자주 찾아갑니다.

이번 2주기 방송을 보고 저도 다녀 왔는데

쾌적하고 안정되게 변해가는 갤러리 안팎의 모습이 좋기만 하더군요.

새로이 배치한 사진들도 이전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새로운 사진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시 보아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명작에 대한 기쁨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저는 왜 갈 때마다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일까요?

갤러리 관장님이라는 분은 말이 관장님이지 직접 막노동도 도맡아 하시고 계시더군요.

늘 감물 옷 입고 일하는 모습이 되레 안스럽던데

내가 하지 못하는 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격려하고 위로가 되어 드리는 마음을 가지는게 갤러리를 아끼는 마음이 아닐런지요?

작고하신 김영갑 선생이 살아있더라도

지금만큼 갤러리가 모양새를 갖추지는 못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선생님 생전에 갤러리가 계획되던 맨 처음부터 지켜 본 사람의 생각입니다.

갤러리의 살을 찌우기 위해 고인을 욕되게? 라는 표현은

갤러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고야 말 표현입니다.

우리가 이중섭 전시관에 년중 몇차례씩 가는 것이

매번 새로운 작품을 보여 주기 때문은 아니지 않은지요?

모든 다시 찾는 발걸음에 맞추어 새 작품을 전시해야 한다면

이 세상에 긴 세월 존재할 갤러리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몇만점이라는 필름이 모두 다 인화를 해서 보여 줄 수 있을 것은 아니지 않겠는지요.

아마도 필름 사진을 하신 분들은 다 이해를 할 것입니다.

필름 한 롤에서 단 한 작품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아겠지요.

작고하신 분의 심중까지 헤아려 주실 정도의 애정이라면

이리 마시고 더 좋은 방법으로 접근을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가랑비 내리는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