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갑 작가의 생전 모습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도는 일찌감치 터를 잡은 예술가들이 많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분은 꼽으라면 고 김영갑 선생일 것이다. 사진이 좋아 막노동을 생업으로 삼고 그 돈으로 필름을 사며 사진을 남겼던 사람.
제주의 아름다움에 빠져 파노라마 필름을 고수하며 제주를 사랑했던 그가 생전에 마련한 사진공간은 이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어 갤러리 카페와 대안 갤러리의 효시가 되었다.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또 그렇게 인생을 오로지 한 가지 일에 투신 한다는 게 어디 평범한 사람이 꿈이나 꾸어 볼 수 있는 일인가 싶다. 그러나 언젠가 나도 꼭 한 번쯤은 따라해 보고 싶은... 그저 한번 둘러봤을 뿐인데 그의 삶이 내게 스며드는 것이 느껴졌다.
갤러리 두모악은 사진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 말고도 재미난 설정이 있다.
우선 입장료를 내면 별도의 표를 주는 것이 아니고 김영갑 작가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엽서를 준다. 평소 티켓 발권이 낭비라고 여겼던 사람들은 꽤 반가워 할 듯 싶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갤러리에 있는 오두막 닮은 카페의 운영 방식인데, 모든 것이 셀프로 이루어진다.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돈을 내면, 음식을 먹고 난 후 사용한 집기를 설거지까지 해야 한다.
정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