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모악
[경향신문 2011/03/23] 봄이 가득 예술이 가득... 가볼 만한 전국 ‘폐교 갤러리’

봄이 가득 예술이 가득... 가볼 만한 전국 ‘폐교 갤러리’

 

전국 곳곳에 폐교를 개조한 갤러리가 많다. 대부분 주변에 학교에 다닐 만한 아이들이 사라진 조그마한 마을을 끼고 있어 조용히 여행하기 좋다.

 

봄날, 가볼 만한 폐교 갤러리들을 소개한다. 민박을 겸하거나 체험교실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많으니 미리 문의하고 방문하자.
 
강화의 폐교 갤러리들
강화도에는 작은 규모의 소박한 폐교 갤러리 10여개가 모여 있다. 강화 내가면 황청리의 코스모스갤러리는 지난 2002년 폐교된 내서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만든 작은 갤러리다. 아트디렉터 윤남수 관장이 운영하며 다양한 국내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교실 카페와 미술체험교실, 펜션도 함께 운영한다. 관람료는 무료. (032)933-6188
 
하점면 이강리의 심은미술관은 폐교된 강후초등학교를 개조해 2000년 열었다. 서예작가인 심은 전정우 선생이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그는 이 학교 1회 졸업생이라고 한다. 대개 한국화, 서예, 문인화 등이 중심이다. 한 교실은 ‘다향만당’이라는 찻집으로 꾸몄다. 서예교실도 운영 중이다. 입장료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 월·화요일은 휴관한다. (032)933-0964
 
송해면 솔정리의 전원미술관은 강화 출신 유광상 화백이 세운 미술관이다. ‘전원’은 유 화백의 호다. 1995년 건립 당시 생존 화가가 개인 미술관을 건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개인 미술관이니 만큼 유광상 화백의 작품 120여점이 전시돼 있다. 어른 1000원, 학생 500원. (032)934-3560
 
영천 시안미술관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에 위치한 시안미술관은 다른 폐교 갤러리들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이다. 99년 폐교된 화산 초등학교의 가상분교를 2004년 개조했다. 2층짜리 학교 건물은 3층 건물로 바뀌었고 주변에는 잔디 조각공원, 야외음악당 등 부대시설도 만들었다. 분위기는 고즈넉하지만 보다 정식 미술관의 느낌이다. 3층짜리 건물에 4개의 전시실이 있고, 2층에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다. 야외 잔디가 6000여평으로 가족 단위로 나들이가기 좋은 곳이다. 지금은 아리랑을 테마로 작업하는 김정의 ‘김정 아리랑’전, 초람 박세호의 ‘현향-현의 울림’전과 시안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상한 나라의 차일드’전 등이 진행되고 있다. 요금은 전시에 따라 변동. (054)338-9391

 

거제 갤러리 지두와 해강도예예술학교
거제면 법동리 고당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지두는 자매화가인 엄윤숙·윤영씨가 지난 2005년 폐교된 거제 법동분교를 전시·작업공간으로 개조한 것이다. 2층짜리 건물의 위층은 갤러리, 아래층은 작업실로 사용하는데, 엄윤숙·윤영씨 자매의 작품을 전시한다. 주로 유화다. 학교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월요일은 휴관. 해강도예예술학교는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에 있다. 가배분교를 개조한 곳인데, 거의 개조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옛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도예창작·천연염색·미술창작·국악·다도 등 체험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간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도자기를 만들어 보는 일일체험 비용은 1만원. 다 만든 건 구워서 택배로 보내준다. 학교 안에서도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민박도 가능. (055)636-8212
 
제주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 사진으로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사진작가 김영갑이 2002년 폐교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위치해 있으며 올레길로 치면 3코스 중에 있다. 김영갑은 20여년간 제주의 자연과 삶을 사진으로 담아내다 지난 2005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원에 그의 유골이 뿌려졌다고 한다. 김영갑의 작품, 그의 작업실,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다. 갤러리 뒤쪽엔 ‘두모악 무인찻집’이 있다. 올레를 걸어본 이들은 모두 이 찻집을 꼭 가보라고들 한다.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말이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수요일은 휴관. (064)784-9907
 
이로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