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며 제주풍경을 촬영해온 사진작가 김영갑(47)씨가 어쩌면 서울에서 마지막일
수도 있는 전시회, ‘내가 본 이어도’ 전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10일부터 15일까지 연다.
근육이 녹아내리는 불치의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으로 몸무게 40㎏미만의 작은
몸을 유동식으로 연명해온 그는 5년만의 서울전에서 제주풍경사진 70여점을 발표한다.
그는 4년여 카메라를 잡지 못하면서도 2002년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에
제주사진전문 전시장인 두모악갤러리(064-784-9907)를 직접 세워 자신의 사진을
발표해왔다. 전국 각지 지인들의 후원으로 서울에서 미발표사진을 선보이는 그는 요즘
가끔 건강상태가 호전되면
전시장에 나와 관람객들을 대하지만 서울의 전시장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거동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지만 지난 연말에도 “이제 올봄부터 휠체어를 타고 가벼운 작은
카메라로 사람을 많이 찍을 신년계획을 김녕만 ‘사진예술’ 대표 등 지인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고향은 충남 부여지만 지난 1985년 제주에 정착한 그는 그동안 제주의 오름, 나무,
바람, 중산간마을, 억새 등을 카메라에 담아온 제주풍경 전문 작가. 그러나 그는
지인들에게 “투병하면서 목이 마를 때 스스로 물 한 컵 가져다 마실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다”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이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사진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 사진에세이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펴냈다.
신세미 기자